나는 한 여자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항상 차고 있다. 머가 그렇게 잘났다고 주제에 여자를 뻥뻥 차는 것일까..?
................
나에 대해서 누가 가장 많이 알고 있을까..? 친구? 형제? 부모? 그 외 아는 사람들..? 내가 태어나서 지금 까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사람.. 우리 엄마.. 근데 엄마가 나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을까..하고 생각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아주 어릴 때야 몰라도.. 어중간하게 커가면서.. 부모님 앞에 나 자신을 많이 드러내놓지 않았다. 더군다나 학교 생활을 하면서 학급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내 개인적인 삶과 가족간의 생활 마저도.. 내 친구들에게 난 다 이야기 해주고 있다. 더군다나 좋아하는 여자가 생긴 것과.. 여자친구와의 첫키스.. 이별한 얘기.. 그 후 슬퍼했던 이야기.. 깡패를 만난 사건, 싸움을 했던 일..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먹는 것과 좋아하는 연예인 이야기를 하는 것... 아주 사적인.. 친구와는 서로의 개인적인 것을 많이 공유해 왔다..
근데 집에서 부모님은 나의 이런 생활을 전혀 모른다는 사실.. 엄마는.. 내가 친구랑 싸운 것도.. 여자친구랑 첫키스를 한 것도.. 이별하고 울었다는 것도.. 깡패를 만나고 싸움을 하고 담배를 피우고 어떤 연예인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주로 먹으러 다니는지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왜??
내가 언제 학교 갔다 집에 들어가면 엄마한테 이런 얘기를 한 적이나 있었어야지... 기껏해야 여자친구가 생긴 것과 헤어진 것 정도..? 이건 집에서 전화하는 것으로도 알 수 있을테니까.. 어떤 여자애며.. 어디살고.. 어떻게 생겼는지.. 왠만해선 소개시켜 드리지 않으며, 이야기하지 않는다. 온갖 나쁜 행각 또한, 엄마한테는 하지 않는다... 친구하고는 추억이지만 엄마한테 하는건 무섭기 때문?
엄마는 궁금해 하지 않는다... 내가 누구와 사귀는지.. 헤어졌는지.. 키스를 했는지.. 누구랑 멀 먹었는지.. 어떤 연예인을 좋아하는지.. 이런 내 사생활에 대해서 일채 물어본 적이 없다. 내 친구한테는 그렇~~~~~~게 상세하게 주절주절 이야기하면서도 말이다. 엄마가 물어보는 것은.. 오직 '밥 먹었니? 맛있니? 더 줄까? 아픈데 없니? 춥지? 덥지?' 이런 것 뿐이다.. 아들에게 관심이 없는걸까? 사는게 너무 바뻐서 그런걸까? 왜 안 궁금해 할까...라는 생각도 안 든다.
왜??
엄마는 다 알고 있기에.. 언젠가.. 이런 제목의 책을 봤다. '엄마는 다 알고 있단다'라는.. 자세하게 말하지 않았지만 서너번 언급하지 않았지만.. 은연중에 했던 말들을 엄마는 다 기억하고 있다. 엄마가 손수 만들어준 볶음밥을 먹으면서.. '맛있니?'라고 물어봤을 때 '싱거워'라고 대답했을 뿐인데.. 그 뒤로 엄마는 항상 요리사처럼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잘도 만들어 준다. 오랜만에 부침개를 만들어줬는데.. 뚝딱 해치워버리고 '더 없어?'라고 한 마디 했을 뿐인데.. 엄마는 자신의 아들이 오징어와 고추를 넣은 부침개를 너무 좋아해서 후딱 해치운다는 것을 안다. TV를 보다가 '와- xx 이쁘다'라고 혼자말로 한마디 했을 뿐인데... 엄마는 TV에 xx가 나오면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애 테레비에 나온다'하고 다 기억하고 있었다..
왜 난 그걸 몰랐을까? 학창시절 친구들한테는 그렇게 자세히 말해줘도 서로에 대해 잘 잊는데.. 엄마는 알려주지도 않은 걸 어쩜 그렇게 점쟁이 처럼 줄~줄~ 외우고 있을까... 너무 자주 잊어먹는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해주는건.. 내가 사랑한 옛 애인이었던 사람도.. 내가 그토록 소중하다고..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는 내 친구들도.. 아니라는 걸... 엄마가 날 사랑하는 만큼의 백만 분의 일도 나는 엄마를 사랑하지 못하는데.. 사랑하려고 해도 이상하게 맨날 까먹어 버리는데.. 그래도 엄마는 추울 땐 따뜻한 옷 미리 준비해 놓고.. 어디 갔다 오면 따뜻한 밥과 음식 준비해 놓고.. 맨날 까먹는 아들한테 바랄거 없이 항상 세계 최고의 것들만 준비해 준다... 엄마는 지금 잠을 자고 있지만.. 내가 잠들다 이불을 걷어차면 일어나서 덮어줄테고...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따뜻한 밥을 준비할테고.. 그런 난 또 아침에 일어나서 배고프다 투정하겠지..
엄마는 바보야.. 난 엄마를 사랑해야하는 걸 알면서도 맨날 까먹는데..
엄마는 바보같이 맨날 안까먹고 날 사랑하구.. 엄마는 바보야.. 세계 최고의 바보..
댓글 작성 권한이 없습니다